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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English

[펌] Jennifer's Attractive voice

by 행복으로나무 2013. 10. 27.

“영어, 어려워도 편하다고 생각해라!” 제니퍼 클라이드

등록일2013.04.18
지난 한 주간 그녀의 목소리를 몇 번 들었는지 헤아려봤다. 처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건 아침 7시, EBS 라디오 <입이 트이는 영어>에서였다. 4월 12일, 솔로들이 자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Black Day)를 주요 토픽으로 대화를 나누는 남녀 진행자의 목소리가 활기찼다.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지하철 역에 몸을 실었을 때 ‘This Stop is~’ 친절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완벽하고 정확한 발음의 소유자, 역시 그녀였다. 각종 TV CF, 요즘 최고 인기라는 컴퓨터 게임 속에서도 종종 그녀를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올해로 영어강사 경력 10년 차, EBS 라디오 <입이 트이는 영어>, EBSe TV <생활영어> 진행자로 활약중인 제니퍼 클라이드(Jennifer Clyde)다.



“사람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이 ‘나는 영어수준, 나이는 이 정도니까 중급반 혹은 고급반 레벨을 들어야지’라는 거예요. 저는 오히려 ‘거꾸로 가세요’라고 말해요. 유치원생 들이 읽는 영어 동화책을 보면서 간단한 단어 위주로 말을 하다보면 영어가 쉽게 느껴지거든요. 영어가 편안해 지는 순간부터 영어는 더 이상 공부가 아니에요.”


타 진행자들과 비교되는 정확한 발음, 아름다운 목소리는 물론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영어공부’라는 풀리지 않는 미완의 과제를 완성해 줄 구원자를 드디어 만났다. “어떻게 해야 영어 잘할 수 있어요?”,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왜 얼어버리는 거죠?”라는 인터뷰어의 연타 질문 공세에 당황하지 않고 조근조근 자신의 영어 노하우를 공개한다. 그와 더불어 친숙한 목소리 너머 그녀의 진솔한 일상을 전한다.
제니퍼 클라이드(Jennifer Clyde)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 홍익대학교 산업 디자인학과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했다. 우연한 기회에 참여한 영어 더빙작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 중이다. 현재에는 대한민국 굴지의 교육방송 EBS <입이 트이는 영어>, EBSe TV <생활영어>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수능 영어교재부터 기업에서 발간하는 영어교재에 이르기까지 7권의 책을 낸 영어교재 집필자로 유명하다. 전문적인 오픽(OPIc) 강의는 물론 SK텔레콤, 대한한공, 아시아나, 서울역 등 주요기관의 영어 방송, 서울-부산 수도권 지하철 및 시내버스 전 노선 영어 안내방송을 도맡고 있다.


아침 7시 104.5MHz, EBS <입이 트이는 영어>
 2008년부터 2013년 지금까지, 5년간 EBS 라디오 <입이 트이는 영어> 선생님을 맡고 계시죠. 다른 영어 라디오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봤을 때, <입이 트이는 영어>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EBS 라디오 <입이 트이는 영어>는 청취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토픽을 제시한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예를 들어 캐나다의 결혼식이 궁금하다는 토픽이 올라오면 저희가 한국적인 혼례에 빗대어 다양한 영어 표현을 제공하죠.청취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것, 편안하고 쉬운 표현들을 위주로 진행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지, EBS <입이 트이는 영어>는 유독 고정 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청취자가 있나요?

작년 오픈 스튜디오였어요. 일흔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셨는데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을 매일 아침마다 들으시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까지 찾아와주셨으니까요. 그런 적극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반대로 초등학교 2학년쯤 돼 보이는 친구가 스튜디오에 찾아왔어요. 처음에는 ‘저 친구에게는 <입트영>은 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했거든요. 근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등교를 준비하면서 엄마와 매일 아침마다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청취자들은 한 분 한 분 기억에 남아요.

 정말 나이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사람들의 ‘영어’ 교육열은 대단한 것 같아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어’를 잘하면 다양한 기회의 문이 열려요. 그건 확실해요. 그래서 학교는 물론이고 학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 같아요. 단, 요즘 ‘기러기 아빠’, ‘조기 유학’에 대한 문제점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는 반대해요. 주변에서 이따금 “이번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1-2년 정도 외국에 나가는 게 어떨까?”라는 질문을 받는데요, 전 가족과 함께 있는 게 아이교육에 더 중요하다고 말하죠. 제가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가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영어 잘하고 싶다면? 후안무치(厚顔無恥), 얼굴에 철판을 깔아라

 그런데 막상 대한민국은 영어를 잘하는 나라는 아니잖아요. 초··고등학교 내내 영어를 배워도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한 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한국 사람들은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잖아요. 자존심도 강한 민족이고요. 그래서 내가 잘하는 건 전부 보여주려고 하지만 못하는 건 최대한 숨기려고 해요. 하지만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실수 앞에서 당당해야 해요. 영어 못한다고 창피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또 다른 문제점은 영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죠. 학원에서는 영어로 대화를 하는 친구들이 집에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면 영어를 안 쓰잖아요. 애써 배웠는데 활용을 못해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부모님도 영어를 배워서 아이와 함께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해요. 무조건 비싼 과외, 유학을 보내는 게 정답은 아니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이게 제일 어려운 것 아닌가요?

맞아요. 실수는 누구나 두렵죠.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유학시절 만난 ‘선배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그 선배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으로 건너온 전형적인 ‘영어 못하는 유학생’이었어요. 어느 날, 학교에서 한 사람당 5분씩 발표를 해야 하는 시간이 주워졌어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도 덜덜 떨고 있는데 그 선배가 제일 먼저 손을 들고 자진해서 발표를 시작하더군요. 5분이 아니라 15분이 넘는 시간 동안 손짓과 몸짓 다 활용해서 발표를 했어요. 누가 웃든,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개의치 않고요. 한 마디로 얼굴에 철판을 깐거죠. 교수님과 학생들이 ‘이런 표현이 맞지?’라고 이해를 하면 그제서야 다음으로 넘어가요. 지금 그 선배, 영어 정말 잘해요. (웃음)

 그렇다면 ‘자신감’ 외에 제니퍼 선생님만의 ‘영어 잘하는 핵심 노하우’를 살짝 공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볼 것! 머릿속에 ‘전화기’가 떠오르면 그에 따라 연상되는 ‘질문(Question)’의 Q워드를 떠올려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전화를 건다는 식의 다양한 지문들을 떠올리면서 옆 사람에게 설명하듯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면 큰 도움이 돼요.

사람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이 ‘나는 영어수준, 나이는 이 정도니까 중급반 혹은 고급반 레벨을 들어야지’라고 거예요. 저는 오히려 ‘거꾸로 가세요’라고 말해요. 유치원생 들이 읽는 영어 동화책을 보면서 간단한 단어 위주로 말을 하다보면 영어가 쉽게 느껴지거든요. 영어가 편안해 지는 순간부터 영어는 더 이상 공부가 아니에요.




지하철 전 노선 안내방송, 한국에선 피하기 힘든 그녀의 목소리 

 한국에선 제니퍼씨의 목소리를 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처음 안내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KBS에서 일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지하철 녹음을 하게 되었어요. 지하철 1-4호선만 하다가 다음 번에는 부산, 대구까지 연결해서 수도권 전 노선을 녹음하게 되었죠. 리니지 게임의 캐릭터 목소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이나영씨가 모델로 나오는 커피 CF의 해외버전을 녹음했어요. 이나영씨 모습에 제 영어 더빙 목소리가 나가는 식이죠.

 그럼 안내방송에 적합한 목소리의 기준이 따로 있는 걸까요?

담당자가 말하기를 한국식과 영어식 버전이 한 사람의 목소리였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듣는 사람도 편안하니까요. 언어 즉, 말 자체가 주는 영향력보다 목소리가 주는 신뢰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정확한 한국어-영어 발음, 편안한 목소리 톤 때문에 (방송국, 기업체 등에서) 저를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혹시 목소리 관리는 따로 하시나요?

저는 목소리가 정말 튼튼한가 봐요. 큰 소리로 응원을 하거나 노래를 불러도 다음날 목이 쉬거나 아팠던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따로 목 관리를 하지 않아요. (웃음) 평소 녹음을 많이 하다 보니까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들을 많이 느끼는데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도 조금씩 늙더라고요. 예전에는 통통 튀는 느낌의 더빙 작업도 가능했다면 지금은 편안한 느낌이 강해졌다고 할까요? 앞으로는 목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제니퍼 선생님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하루 일과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저의 일상은 너무나 평범해서요. (웃음) 현재 진행중인 EBS <입이 트이는 영어>, EBSe TV <생활영어>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번 스튜디오에 나가서 일주일 분을 녹음해요. 다른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그날 그날 스케줄에 맞는 일을 차근하게 하는 편이죠. 철칙이 하나 있다면 6시 전에는 일을 마무리하려고 하죠. 그 이후에는 집에서 쉬거나, 친구들을 만나서 밥을 먹거나 한다는 식이에요.

 영화감상이 취미라고 하셨는데요. 요즘 선생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EBSe TV <생활영어> 원고를 쓰는데 집중하고 있고요. 원고를 쓰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다 넣고 싶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최대한 욕심을 줄이고 강의의 핵심을 선별하는데 고심하고 있죠. 취미라고 할 건 딱히 없는데 운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스트레스가 쌓였을 땐 인천공항까지 그냥 드라이브를 다녀와요. 제가 미대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해서 그쪽에도 관심이 많아요. 모델하우스에 구경가는 것도 좋아하고,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둬요. 나중에 결혼을 하면 계절마다 집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살고 싶은 소망이 있거든요.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발견하고 외쳤다 ‘유레카!’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 패션센스 또한 훌륭하신데요.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이 있다면?

방송을 할 때는 ‘(스타일리스트가) 입혀주는 그대로’ 입고요. 평상시에는 청바지를 즐겨 입어요. 얼마나 청바지를 좋아하는지 집에 청바지만 50벌이 넘어요. (웃음) 한달 내낸 버튼플라이 형식에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다가 요즘에는 단정하고 여성스럽게 입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남들이 입었으니까 혹은 트렌드라고 해서 무조건 쫓아가는 편은 아니에요.

 그럼 쇼핑은 어떻게 하세요?

청바지 같은 경우에는 외국여행을 하면서 구입해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을 발견하면 ‘유레카!’ 너무 행복하죠. 하지만 평소에는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지 않아요. 예전에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집에 와서 후회했거든요. 거울을 딱 봤는데 옷이 저한테 너무 안 어울리더라고요.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구나 한참을 생각했죠. (웃음)  

 내가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청바지는 물론 신발과 가방을 무척 좋아해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하면 컬러 별로 전부 사요. (웃음) 최근에 아기 다루듯 가장 아끼는 물건은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스웨이드 소재의 슈즈인데요. 아낀다고 지금까지 딱 두 번밖에 못 신었어요. 연인간에 신발을 선물하면 도망간다는 속설 때문에 제가 고르고, 제가 결제한 다음 남자친구에게 돈으로 받았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스냅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 시대,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한 마디 할게요. (웃음) 요즘 취업 때문에 영어 인터뷰를 많이 하시더군요. 정작 인터뷰 내용을 보면 ‘자신이 취미에 대해서 영어로 이야기 해보세요’라는 쉬운 주제거든요. 그 상황에서 한번도 즐겁게 답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웃음) 물론 영어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겠지만 최대한 힘을 빼고 편안하게 말하려고 노력해보세요. 틀려도 웃는 사람 없어요!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영어에는 정답이 없거든요. 제 인생의 좌우명도 ‘그냥 즐기자’예요. 실수를 해도 그것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영어 역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다 보면 언젠가는 영어가 편안해지는 날이 올 거예요.